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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한 병, 안주 한 상: 종로의 밤

초록 병 소주와 한식 안주, 그리고 종로 게이 커뮤니티의 오래된 술자리. ARQ부터 밍글까지, 저마다 다른 테이블을 찾아갑니다.

반짝이는 칵테일 대신 초록색 소주병이 놓이고, 음악보다 냄비 속 국물이 사람들을 한 테이블로 불러 모읍니다.

한국의 소주는 보통 쌀이나 여러 전분 원료로 만든 술을 뜻합니다. 상당히 독하고 쓴 맛이라 맥주를 주로 마시는 분들께는 부담이 될 수 있어요. 작은 잔에 나눠 따르지만 한 번에 모두 비워야 한다는 규칙은 없어요.

여기서 안주는 단순히 술 옆에 놓인 간식이 아닙니다. 전, 찌개, 고기, 매콤한 볶음 같은 음식을 가운데 두고 함께 먹는 시간이 대화의 속도를 정하지요. 낙원동과 종로3가의 소주방은 오랫동안 게이들이 서로를 만나고 관계를 이어 온 지역 문화의 일부였습니다.

이번 다섯 곳은 음식과 교류를 기준으로 고른 선택지예요. ARQ·태양이네·RM·곰발·밍글까지 맛있는 안주와 소주를 즐길 수 있는 술집들을 소개합니다.

소주방에 처음 간다면

소주(soju)는 한국에서 식사와 술자리에 널리 곁들이는 증류주·희석식 주류의 이름이에요. 브랜드별 도수와 맛이 다르고, 달콤한 과일맛 제품도 있습니다. 술을 잘 못 마신다면 맥주나 무알코올 음료 선택지가 있는지 먼저 물어보세요.

안주(anju)는 술과 함께 나눠 먹는 음식입니다. 찌개나 전처럼 양이 넉넉한 메뉴는 여럿이 주문하기 좋고, 처음 만난 사람과도 '이거 드셔 보세요'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오갑니다. 간단하게 먹는 스넥과 식사에 더 가까운 안주의 차이를 느껴보세요.

안주를 고르는 다섯 개의 테이블

순위가 아니라 음식과 술자리의 성격으로 고른 다섯 곳

아크

ARQ · 소주에 전 한 접시

ARQ(아크)는 종로의 작은 술집을 찾는 사람에게 소개하고 싶은 첫 번째 후보예요. 공개된 방문 후기에서는 새우전이 언급됩니다. 바에서 메뉴를 고를 때 음식 이름 하나가 구체적으로 떠오른다는 것은 꽤 든든한 장점입니다. 소주 한 병에 짭짤하고 고소한 전을 곁들이면, 낯선 자리에서도 무엇을 먹을지부터 이야기할 수 있겠지요.

날씨가 좋은 날에는 창문을 열고 소주 한 잔 기울여보세요. 시원합니다. PS. 일본 사케도 팔아요.

서울 종로구 삼일대로30길 48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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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네

태양이네 · 매운 안주로 시작하는 밤

태양이네(SUN'S BAR)는 매장 소개에서 'Bear Soju Bar'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곳입니다. 2026년 10월 초 공개 게시물에는 매운 등갈비찜이 등장했습니다. 손으로 뼈를 잡고 먹는 매운 요리는 처음부터 정돈된 대화보다 조금 편한 술자리를 원할 때 어울리는 메뉴예요.

베어라는 정체성을 내세우더라도 베어만 출입하는 업소라는 뜻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손님의 체형이 아니라 소주와 한식이 만들어 내는 거리감 없는 분위기입니다. 등갈비찜이 지금도 판매 중인지, 얼마나 매운지는 주문 전에 확인하세요.

서울 종로구 돈화문로11가길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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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엠

RM · 술집과 저녁 식사 사이

RM(알엠)은 스스로를 푸드 바로 소개합니다. 공개 방문 후기에서는 부대찌개와 전골, 피자, 파스타 등 다양한 음식이 언급되어, 꼭 빈속에 술부터 마실 필요 없이 든든한 음식양을 제공합니다. 동행의 취향이 달라도 한 테이블에서 메뉴를 골라 보기 좋겠어요.

식사로 시작해 소주잔을 채우고, 그날 기분에 따라 다른 바로 자리를 옮기는 종로의 저녁을 떠올리게 하는 곳입니다. 외국어 메뉴판이 준비되어 있어요.

서울 종로구 삼일대로 432-1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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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발

곰발 · 이름부터 친숙한 소주방

곰발(GOMBAL)은 종로의 소주방을 찾을 때 함께 거론되는 이름입니다. 이곳의 매력은 과장된 '푸짐함 보장'보다, 비슷한 취향의 사람들이 한잔을 나누러 찾는 동네 술집이라는 데서 먼저 찾아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무엇을 주문해야 할지 모른다면 현재 메뉴에서 식사형 안주를 확인해 보세요. 안주 사진과 가격은 시기별로 달라질 수 있고, 사람마다 원하는 양도 다릅니다. 베어 커뮤니티에 익숙하지 않은 여행자라도 편견 없이 문을 열 수 있는 곳으로 소개하고 싶습니다.

서울 종로구 돈화문로5가길 19, 3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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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글

밍글 · 또 다른 식탁, 또 다른 손님층

밍글(MINGLE)은 같은 건물의 다른 공간인 딩굴(DINGUL)과 같이 운영해요. 매장 SNS 안내에 따르면 밍글은 3층의 소주방, 딩굴은 2층의 바예요. 처음 가는 사람이라면 층을 잘못 찾지 않는 것부터 시작입니다.

앞의 네 곳과 비교하면 스탠더드 체형 손님이 상대적으로 많아요. 종로의 소주방은 결국 음식, 술, 대화를 매개로 사람들이 만나는 곳이고, 밍글은 그중 다른 얼굴의 저녁을 보여주는 장소입니다.

서울 종로구 돈화문로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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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짐함은 메뉴가 아니라 함께 먹는 방식

함께 나누어 먹는 즐거움에 대해.

베어들이 안주 품질과 양을 유심히 본다는 농담을 종로에서 흔히 들을 수는 있어요. 먹을 게 적으면 다음에는 다른 곳으로 간다는 말에도 술자리를 즐기는 방식이 조금 담겨 있겠지요. 그렇지만 누구나 자주 많이 먹는 것은 아니고, 무엇보다 이런 취향을 몸집과 일대일로 연결할 필요는 없습니다. 넉넉한 접시를 좋아하는 사람, 대화가 길어지는 걸 좋아하는 사람, 혼자 조용히 한잔하고 싶은 사람이 함께 종로를 만듭니다.

소주방의 저녁은 대개 음식으로 시작하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아요. 누군가는 가라오케에 가고, 누군가는 음악이 큰 바를 찾고, 또 누군가는 다음 주에 같은 테이블로 돌아옵니다. 시간이 되면 3, 4차까지 이어지는 한국 특유의 술문화도 소개하고 싶군요.

여행자에게 종로가 특별한 이유는 유명한 술 한 병보다 그 반복되는 만남의 시간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마치며

종로의 소주방 다섯 곳은 같은 종류의 술을 팔아도 저마다 다른 관계의 온도를 가집니다. 한 접시를 나눠 먹고 다음 장소를 정하는 밤. 서울의 게이 나이트라이프를 이해하려면 이 작고 시끌벅적한 식탁에서 시작해도 좋겠습니다.

매장 메뉴와 영업시간, 입장 조건은 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오늘 먹고 싶은 안주가 정해져 있다면 방문 전 매장 SNS에서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