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롬의 밤, 음악으로 고르는 방콕 7곳
소이4의 드래그와 묵직한 테크노, 소이2의 대형 댄스 플로어, 살라댕의 발효 칵테일까지. 같은 방콕의 밤도 음악을 고르면 전혀 다른 장소가 됩니다.
방콕 실롬에서 어느 바에 들어갈지는 음악이 먼저 알려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이4의 테라스에서는 술잔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흘러가고, 몇 걸음 옆에서는 립싱크 무대가 시작됩니다. 소이2로 방향을 틀면 노래를 따라 부르던 밤이 본격적인 댄스 플로어로 바뀌지요.
그런데 이 두 골목만으로 방콕의 밤을 다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살라댕 쪽에는 피클과 발효 재료를 칵테일에 쓰고 음악 취향으로 손님을 모으는 새로운 바도 있습니다. 팝 한 곡이 필요한지, 어두운 저음이 필요한지, 아니면 퀸의 무대를 보고 싶은지부터 정해 봅시다.
두 골목, 그리고 그 바깥의 음악
실롬의 오래된 밤 문화는 업소 종류에 따라 동선이 나뉩니다. 소이4는 앉아서 마시고 사람을 만나는 거리이면서 드래그 무대도 품고 있고, 소이2는 여러 층의 클럽에서 춤추는 거리입니다. 최근에는 베어·머슬 플로어, 테크노, 레트로 리스닝 바처럼 취향에 맞춘 선택지가 더 선명해졌습니다.
여기서 소개하는 일곱 곳은 순위가 아닙니다. 같은 노래가 흐른다고 모두 같은 장소도 아닙니다. 어떤 곳은 DJ를 보러 가고, 어떤 곳은 공연을 보러 갑니다.
HORN
HORN · 소이4의 지하실 같은 테크노
HORN은 소이4의 화려한 드래그 바와 정반대 방향으로 몸을 돌린 공간입니다. Time Out Bangkok은 이곳의 변화를 베를린의 지하 공간 같은 벙커 분위기에 빗댑니다. 장식을 덜어낸 공간에서 테크노와 인더스트리얼, 프로그레시브 하우스가 중심을 차지하지요.
익숙한 팝 후렴 대신 긴 저음과 박자가 밤을 끌고 갑니다. 같은 골목의 테라스 바에서 대화를 끝내고 HORN으로 옮기면, 방콕에서도 전혀 다른 음악 취향을 가진 커뮤니티가 서로 이웃한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4th floor, 71–73 Silom 4 Alley, Suriya Wong, Bang Rak, Bangkok 10500, Thailand
BEEF. BKK
BEEF. BKK · 베어와 머슬의 댄스 플로어
BEEF. BKK는 Silom Edge로 옮긴 뒤에도 베어와 머슬 손님들이 함께 노는 플로어라는 성격을 이어갑니다. 육류 보관실을 떠올리게 하는 거친 장식과 하우스·팝·디스코 편성이 이곳의 표정입니다. 같은 실롬의 클럽이라도 대형 팝클럽과는 다른 사교 문화가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DJ가 춤을 이끌고, 다른 쪽에서는 익숙한 얼굴끼리 인사를 나눕니다. 베어·머슬 씬이 클럽 음악과 만나는 방콕다운 장소이자, 분위기와 손님층이 음악 선택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보여 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9th Fl. SilomEdge Si Lom Rd, Khwaeng Suriya Wong, Khet Bang Rak, Krung Thep Maha Nakhon 10500泰國
Pickle.BKK
Pickle.BKK · 발효 칵테일과 음악의 취향
Pickle.BKK는 실롬의 오래된 게이바 골목과 조금 떨어진 살라댕에 있습니다. 스스로 'Neo-Bangkok Listening Bar'를 내세우는 이곳은 피클과 발효 재료를 사용한 칵테일, 빈티지 TV가 쌓인 공간, 레트로한 음악 취향으로 기억됩니다. 음료부터 인테리어까지 한 가지 콘셉트로 묶여 있지요.
90~2000년대 음악을 배경으로 대화하는 밤도 있지만, 디스코나 브레이크비트 계열의 프로그램에서는 공기가 훨씬 활발해집니다. 조용한 바라고 단정하기보다는 무엇을 틀고 마시는지를 즐기는 곳에 가깝습니다. 한국식 프라이드치킨과 식사 메뉴도 알려져 있습니다.
1/3 Sala Daeng Rd, Silom, Bang Rak, Bangkok 10500
DJ Station
DJ Station · 팝을 따라 부르다가 춤으로
DJ Station은 소이2를 대표하는 오래된 게이 댄스클럽입니다. 팝과 K-pop, 드래그 공연과 여러 층의 음악 공간이 한꺼번에 존재합니다. 작은 카운터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바와 달리, 이곳에서는 모르는 사람도 같은 후렴을 따라 부르며 플로어의 일부가 됩니다.
그날의 공연이 끝나면 DJ가 다음 곡으로 분위기를 바꾸고 손님들이 층을 오갑니다. 방콕에서 소이2와 소이4의 차이를 가장 쉽게 이해하는 방법은 두 골목의 대표적인 밤을 각각 한번 경험해 보는 것입니다.
8, 7 Soi Si Lom 2/1, Si Lom, Khet Bang Rak, Krung Thep Maha Nakhon 10500泰國
G Bangkok
G Bangkok · 늦은 시간까지 이어지는 댄스
G Bangkok은 오랫동안 방콕의 늦은 밤 댄스 문화를 떠받쳐 온 클럽 이름입니다. 팝 중심의 DJ Station과 가까운 선택지로 소개되지만, 꼭 똑같은 음악이나 손님층을 기대할 필요는 없습니다. 넓은 플로어와 강한 비트가 중심이고, 밤이 깊을수록 클럽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늘어납니다.
그날의 DJ와 프로그램에 따라 음악의 결은 달라집니다. 중요한 것은 특정 장르 하나를 고집하는 공간보다, 술자리로 시작한 밤을 춤으로 마무리하려는 사람들의 다음 목적지라는 점입니다.
22 Si Lom Rd, Khwaeng Suriya Wong, Khet Bang Rak, Krung Thep Maha Nakhon 10500泰國
Silver Sand Silom
Silver Sand Silom · 칵테일 옆의 드래그
Silver Sand Silom은 소이4에서도 밝고 휴양지 같은 분위기를 내세우는 곳입니다. 트로피컬 칵테일을 마시는 시간과 하우스 음악, 드래그 퍼포먼스가 서로 겹칩니다. 진한 테크노보다 조금 더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무대의 열기를 느끼고 싶을 때 떠올릴 만합니다.
Time Out Bangkok은 이곳을 세련되고 사교적인 공간으로 평가하면서도, HORN이나 The Stranger Bar처럼 특정 서브컬처를 강하게 전면에 내세우는 곳과는 결이 다르다고 봅니다. 같은 소이4에서도 무엇을 중심에 놓느냐에 따라 밤의 온도가 달라집니다.
1F, 70-72 Silom Soi 4, Suriyawong
The Stranger Bar
The Stranger Bar · 음악을 눈으로 보는 곳
The Stranger Bar의 중심에는 DJ보다 드래그퀸이 있습니다. 립싱크와 코미디, 춤이 공연 회차마다 이어지고 관객과 공연자의 거리가 가까운 편입니다. 태국 드래그 씬의 경력 있는 퀸과 새로운 퍼포머가 함께 무대를 만드는 곳으로 소개됩니다.
그저 배경음악이 큰 술집을 찾았다면 이곳은 전혀 다른 밤일 거예요. 노래가 시작되는 순간 시선이 무대로 모이고, 곡 하나가 끝나면 환호와 농담이 자리를 채웁니다. 방콕의 음악을 듣기보다 한 곡의 공연으로 만나고 싶은 사람에게 맞습니다.
98 Silom Soi 4, Suriya Wong, Bang Rak, Bangkok 10500
마치며
방콕에서는 한밤중에 장르를 바꾸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소이4의 드래그 무대를 보고 소이2의 클럽으로 이동하거나, 살라댕에서 한 잔을 길게 마시고 돌아가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게이바'라는 한 단어로 이 다양한 공간을 뭉뚱그리지 않는 것입니다.
노래를 듣는 바, DJ를 따라 춤추는 클럽, 공연자와 관객이 함께 만드는 무대. 서로 다른 음악을 고르면 방콕은 서로 다른 도시처럼 느껴집니다.